네오소울의 특징을 꼽자면 감성적인 코드 진행과 따뜻한 악기 톤, 그리고 유연한 그루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장르는 단순한 음악 스타일을 넘어, 특정한 ‘무드’를 연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따라서 네오소울 작곡에서는 악기 선택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어떤 VSTi를 사용하느냐가 곡의 퀄리티를 결정합니다. 오늘의 글에서는 전문 작곡가들이 자주 사용하는 VSTi를 소개하고, 재즈 감성, 악기 레이어링, 톤 연출까지 심층적으로 설명해 보겠습니다.
재즈감성 표현에 적합한 VSTi
재즈적 감성을 건반 사운드로 얼마나 잘 표현하느냐는 네오소울 작곡에 있어서 꽤 중요한 요소입니다. 많은 작곡가들은 일렉트릭 피아노, 어쿠스틱 피아노, 오르간 계열 VSTi를 가장 먼저 선택합니다. 예를 들어 Spectrasonics Keyscape은 건반 사운드의 ‘백과사전’이라고 불릴 만큼 다양한 키보드 사운드를 제공합니다. 빈티지 로즈(Rhodes) EP, 워를리처(Wurlitzer), 그리고 클래식 클라비넷까지 모두 탑재되어 있어, 코드 보이싱과 연주 스타일에 따라 곡의 색채를 자유롭게 바꿀 수 있습니다.
Native Instruments의 Scarbee Mark I 역시 자주 언급됩니다. 이 악기는 실제 로즈 키보드를 샘플링해 따뜻하고 빈티지한 사운드를 구현하기 때문에, 짧은 리프나 루프에도 감성을 더할 수 있습니다. 또한 연주 강도에 따라 다이나믹이 세밀하게 표현되므로, 네오소울의 부드러운 터치와 강렬한 터치 모두 잘 살아납니다.
이 외에도 Lounge Lizard EP-4 같은 물리 모델링 기반 VSTi는 EP 톤을 매우 가볍고 효율적으로 구현할 수 있어, CPU 부담이 적으면서도 라이브 감각을 살리는 데 유리합니다. 작곡가들은 단순히 음색만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연주했을 때 손끝의 뉘앙스가 얼마나 자연스럽게 사운드로 전달되는가를 중시합니다. 네오소울의 감성은 코드의 복잡성에서 나오지만, 그것을 표현하는 ‘소리의 질감’은 VSTi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따라서 이 장르에서는 EP 계열 VSTi가 필수이자 중심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네오소울에 어울리는 악기 레이어링
단순히 건반 하나만으로 네오소울은 완성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건반 위에 기타, 베이스, 드럼, 패드 사운드가 조화를 이루며 특유의 따뜻한 질감을 형성합니다. 이 과정에서 VSTi의 선택과 배치, 즉 레이어링이 핵심적인 작업입니다.
기타의 경우, 재즈나 소울에서 흔히 사용되는 세븐스 코드, 나인스 코드 등을 부드럽게 아르페지오하거나, 리듬감을 살린 ‘컴핑(comping)’ 연주가 필요합니다. 실제 기타 연주를 녹음하기 어렵다면 Ample Sound Guitar 시리즈가 훌륭한 대안입니다. 특히 코드 자동 보이싱 기능을 활용하면 네오소울 특유의 부드럽고 두터운 하모니를 쉽게 구현할 수 있습니다. 또한 Kontakt 기반의 세션 기타 라이브러리도 현실적인 코드 스트럼과 핑거피킹을 재현하여 건반과 조화를 이룹니다.
베이스는 그루브를 지탱하는 역할로, 네오소울에서는 펑크(Funk)적인 ‘라인’과 재즈적인 ‘부드러운 워킹 베이스’가 동시에 필요합니다. Spectrasonics Trilian은 어쿠스틱 베이스, 일렉 베이스, 신스 베이스까지 폭넓게 지원하여 이러한 다양한 요구를 충족합니다. 또 다른 대안으로는 MODO Bass 같은 물리 모델링 베이스가 있는데, 손가락 질감과 미묘한 뉘앙스까지 반영되어 실제 연주 같은 리얼리즘을 제공합니다.
드럼은 그루브의 핵심으로, 지나치게 하드한 소리보다는 자연스러운 스윙과 다이내믹을 살려야 합니다. Addictive Drums와 Superior Drummer는 다양한 드럼킷을 제공하며, 특히 브러시 드럼이나 빈티지 재즈 킷을 활용하면 네오소울 특유의 부드러운 리듬감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Lo-Fi VSTi나 Vinyl 노이즈 샘플을 얹으면, 더욱 따뜻하고 감성적인 분위기를 살릴 수 있습니다.
결국 네오소울에서 레이어링은 각 악기가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겹치고 어울려 하나의 유기적인 사운드를 만드는 과정입니다. 전문 작곡가들은 곡의 중심을 건반에 두되, 기타와 베이스, 드럼을 적절히 배치하여 곡 전체가 살아 숨 쉬는 듯한 음향적 공간을 창조합니다.
따뜻한 톤을 위한 믹싱과 사운드 선택
네오소울에서 고려해야 할 또 다른 요소는 어떤 톤을 만들고, 어떻게 믹싱하느냐입니다. 이 장르는 밝고 화려한 소리보다 부드럽고 따뜻한 질감을 강조하기 때문에, VSTi 자체의 선택 이후에도 후처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먼저 건반 사운드에서는 EQ로 저음을 과도하게 깎지 않고, 중저역대(200Hz~500Hz)를 적절히 살려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EP 특유의 두터운 울림이 유지되며, 코드 진행이 한층 풍부하게 들립니다. 또한 고역대(2kHz~5kHz)를 부드럽게 다듬어주면, 자극적인 소리를 줄이고 따뜻한 느낌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리버브와 딜레이도 큰 역할을 하는데, 짧은 플레이트 리버브를 걸면 실제 방 안에서 연주하는 듯한 자연스러운 공간감을 더할 수 있습니다.
기타는 네오소울에서 종종 클린 톤을 사용하며, 약간의 코러스와 테이프 새추레이션을 더해 빈티지 질감을 만듭니다. 베이스는 과도한 컴프레서를 피하고, 다이내믹을 살려서 곡의 흐름을 따라 움직이도록 해야 합니다. 만약 모든 노트가 똑같이 들린다면 네오소울 특유의 ‘흐르는 듯한 그루브’가 사라지므로, 자연스러운 연주 뉘앙스를 유지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드럼은 킥과 스네어가 지나치게 강하지 않도록 조정해야 합니다. 보통 힙합에서는 타이트한 킥과 스네어가 강조되지만, 네오소울에서는 소프트하고 둥근 톤을 선호합니다. Vinyl Crackle이나 Lo-Fi 테이프 이펙트를 가볍게 얹으면, 곡 전체가 아날로그적인 따뜻함을 띠게 됩니다.
전문 작곡가들은 믹싱 과정에서 “톤을 통일감 있게 만드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모든 악기에서 지나치게 디지털스러운 소리를 제거하고, 아날로그 새추레이션을 적절히 더하면 곡 전체가 하나로 엮인 듯한 느낌을 줍니다. 결국 네오소울의 믹싱은 화려한 테크닉보다는 자연스럽고 감성적인 공간감을 유지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합니다.
네오소울은 단순히 음악을 만드는 것을 넘어, 감성을 소리로 전달하는 장르입니다. 전문 작곡가들이 강조하는 것은 좋은 VSTi를 선택하는 것뿐 아니라, 그 사운드를 어떻게 조화롭게 배치하고 따뜻한 톤으로 믹싱하느냐입니다. 건반으로 재즈 감성을 표현하고, 기타와 베이스로 그루브를 보완하며, 드럼과 톤 조절로 전체적인 무드를 완성해야만 진짜 네오소울 사운드가 탄생합니다. 오늘 소개한 방법들을 활용한다면, 누구나 한층 깊이 있는 네오소울 트랙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입니다.